[ 신한은행 디지털/ICT 공채 과정 ]은 다음과 같다:
1차: 서류
2차: 코딩테스트
3차(1): AI 역량 검사
3차(2): 1차 면접
4차: 최종 면접
Prelude: 학교를 졸업하고
24년 9월, 길고 길었던 학교생활을 비로소 마치고 (무사히) 졸업장을 받은 시점, 과외로 돈 버는 것에 재미를 붙여가는 와중에 본격적으로 거취를 고민하던 때의 나는, 금융권, 특히 은행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딱히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1 금융권은 대개 직군을 막론하고 학점을 보는데 나는 학점이 낮은 편이었고,
2 금융권에서의 커리어가 개발자로써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에 물음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핀테크에 관심이 있어서 이왕이면 핀테크 관련 기업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은 내심 있었다. 그러나 관련 프로젝트가 없었고, 토스, 뱅크샐러드 같은 기업들은 개발자를 뽑을 때 실무에 바로 투입될만한 인력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렇게 몸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터였다. 그래서 핀테크는 마음 한 구석으로 접어두고 다른 계열의 빅테크에 우선 신입으로 들어가서 경력을 쌓아햐 하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9월 중순 신한은행 지원서가 오픈했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시점까지도 내 시선은 빅테크에 쏠려있었기 때문에 약간은 아리송한 상태로 일단 지원서를 작성했다.
1차: 서류 전형
1차 서류전형에는 우선 인적사항, 병역사항 등의 기본적인 정보들에 더불어 5개의 자소서 질문이 있었다. 이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사항은, NASA에서의 인턴 경험을 지원서에 작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턴십을 진행한지 5년이 지나, 인턴 증명서를 떼올 수가 없게 되어 지원서에 작성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2차 면접 직전 단계에 서류에 작성한 관련 증명 서류들을 떼오라고 하기 때문에, 과감히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력 란에는 삼성전자와 메타몰프, 이렇게 두 군데에서의 인턴십만 작성하였다.
그리고 5개의 자소서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1. 신한은행에 지원한 동기와 희망하는 직무분야가 무엇인지, 해당 분야에 지원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세요. 그리고 신한은행에서 어떤 꿈을 펼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 학부에서 웹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은, 개발 전반의 폭넓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 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작성했다. 또한 다양한 인턴 경험을 하면서 신입 개발자로써의 업무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썼다.
✅ 2. 디지털/ICT 분야 관련하여 가장 관심 있고 성취도가 컸던 전공과목(또는 학문)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와 수학과정, 거둔 성과를 사례 위주로 상세히 기술해 주세요.
🔔 UCLA CS 180: 알고리즘과 복잡도 수업에 대해 썼다. 개인적으로 알고리즘을 좋아하기 때문에 쓸말이 많았다.
✅ 3. 본인이 수행한 디지털/ICT 관련 프로젝트와 업무 경험(경력 포함)을 기술해 주세요. 단, 프로젝트 및 업무의 내용, 기간, 본인의 역할, 사용한 기술/지식/프로그램, 결과/성과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특히 본인의 기여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세요.
🔔 CS 130: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 수업에서 팀 프로젝트한 내용을 썼다. 이때 C++, Docker, GCP 등을 닳도록 썼는데, 관련해서 풀어썼다. 지원한 곳이 코어뱅킹 시스템이다 보니 좀 유저 인터페이스보다는 더 뒷쪽의 내용을 주목할 것 같아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썼다.
✅ 4. 본인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관'은 무엇이고, 이를 형성하게 된 계기와 본인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세요. (최대 500자 입력가능)
🔔 이 부분은 비단 가치관만에 관한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고, 전공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 자신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대학축구 관련한 에피소드를 썼다. 선수 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대학 레벨까지 학교 대표 축구 선수를 했다는 것을 드러나게 썼다. 운동 능력과 팀워크, 그리고 리더십까지 보여줄 수 있었다.
✅ 5. 다른 지원자 대비 본인만의 '차별화된 강점' 및 '보완해야 할 약점'에 대해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세요
🔔 세계적인 기업들에서 인턴한 경험을 뽐낼 시간이라 생각하고 썼다.
그리고 2주쯤 지났을까? 서류합격 메시지가 왔다. 특이한 점은 모바일에서는 확인이 불가하게 만들어뒀다. 그래서 아이패드에서도 확인이 안 되어 집에 와서야 랩탑으로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2차: 코딩 테스트: 알고리즘 4 + SQL 1
코딩 테스트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 문제풀이 관련해서는 따로 준비 안했다. 다만 특이한 게, 4개의 알고리즘 문제와 더불어 1개의 SQL 문제가 나왔다. 그때까지 어찌저찌 SQL을 공부 안하고 있었던 나는, 이틀 정도 SQL을 공부할 기회 삼아 공부를 하게 되었다.
코딩테스트 당일은 여러모로 답답했었다. 오전 9시부터라고 생각하고 8시 반부터 착석해서 준비했는데, 9시부터 시험이 아니라 시험준비였고 그때부터 웹캠 및 모바일캠 환경 설정을 하고 실제 시험은 10시부터 시작이었다. 또 10시에 시작이면 그냥 그때부터 시험을 보면 될 것 같은데 9시 반부터 책상 위에 물 치워라, 화장실 가려면 시험 끝나고 가야한다, 등 요구사항이 실시간으로 많았다. 특히나 대략 한 시간을 폰도, 랩탑도 쓰지 못한 채로 나를 카메라로 찍으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던 것은, 미국 기업들의 자유로운 코딩테스트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는 좀 부정적인 경험이었다.
10시에 시험이 시작되고 총 2시간 반이 주어졌던 것 같다. 알고리즘 4문제는 대략 한 시간 안쪽으로 풀었고, 대망의 SQL 문제가 남아있었는데 불행히도 내가 이틀간 벼락치기 했던 내용으로 커버가 안되는 솔루션이었다 (혹은 그렇게 추정된다). SQL의 경우 테스트코드를 돌리기도 어렵고, 테스트 케이스도 확인이 어렵게 되어 있어 별수 없이 그대로 제출하고 퇴장했다. 결과적으로 주어진 시간을 한 시간 이상 남기고 제출했다.
알고리즘은 자신이 있었지만, SQL 1문제는 틀린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코딩테스트 결과가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합격.
3차(1): AI 역량면접
1차 서류전형 지원서를 하고 코딩테스트 합격 소식까지 듣고 나서야 신한은행에 대해서 더 깊게 알아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역시나 금융권은 기본적으로 복지와 급여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내가 나름 눈이 높은 사람인데도, 이곳에 개발자로 몸담았을 때의 향후 전망과 더불어 회사로부터 받는 지원을 생각하면 여타 탑티어 빅테크에 견주어볼만한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서 좀 더 진지하게 전형에 임하게 된 것 같다.
AI 면접은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 성향파악, 전략게임, 영상면접.
(1) 성향파악: 흔히 생각하는 인성검사랑 매우 유사하다. 나는 이미 한 차례 미국에서 Blackrock 운용사 면접때 경험한 바 있었다. 한국어로 대답하니 더 수월한 느낌이었다. 딱히 어려울 건 없고, 그냥 본인에 대해서 솔직히 답변하면 된다.
(2) 영상면접: 질문이 주어지고, 30초의 준비 시간 이후 1분 ~ 1분 30초짜리 답변을 내놓는 방식이다. 이는 AI도 채점을 하고, 실제로 면접관분들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정제된 말투로, 실제 면접을 임하는 것처럼 했다. 나는 보통 면접에 들어가면 습관적으로 미소를 많이 짓는데, AI 앞에서 미소짓는 게 때때로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3) 전략게임: 예전에 Roblox 지원했을 때 진행했던 게임과 비슷했다. IQ 테스트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그냥 즐기면서, 진짜 게임하듯 했던 것 같다. 다만 꽤 긴 시간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눈알이 좀 아팠다.
만약 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 글을 본다면, 잡다 홈페이지 혹은 시험 링크 타고 들어간 곳에서 시뮬레이션을 무제한으로 많이 하게 해주니까 무조건 그걸로 익숙해진 후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자. 그렇지 않고 처음 대면한다면 당황할만한 요소가, 특히 전략게임에, 많다. 뿐만 아니라 영상 면접 시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항목이 1분 30초 자기소개니까 그 정도는 준비를 하고 가도록 하자.
3차(2): 1차 면접
그러고 대망의 대면 1차 면접을 보기 전까지 대략 일주일 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대략 사흘 정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대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구글링을 통해서 모은 정보로는, 작년까지는 1차 면접에서 면접관 2 대 지원자 1로 30분 동안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그래서 그렇게 인지하고 있었는데, 내게 날아온 올해 1차 면접 설명서에는, 대기시간 포함 2시간 여가 소요될 거라고 써 있었다. 또한 "심층면접" 뿐 아니라 "직무토론면접"도 함께 본다고 되어 있었다. 이전까지 기술 직군에는 직무토론면접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 당황했다. 다른 지원자와 토론을 하는 건지, 아니면 이름은 토론이지만 단순히 가정적인 상황에 대한 면접관 질문에 단순히 답변을 하는건지, 암튼 나는 관련해서 정보가 없어서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1 CS 배경지식: CS 배경지식 중에서는 네트워크, OS 이렇게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2 SQL / DB 및 코딩테스트: 나는 학부시절 DB 수업을 듣지 않았고 이후에도 DB를 다뤄본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모른다고 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충분한 excuse가 있었기 때문에 따로 더 준비 안했고, 관련해서 질문이 나오면 모른다고 말하기로 했다. 또 아쉽게도 SQL 문제가 뭐 나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걸 준비하지도 못했다.
3 서류 관련 준비: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했다. 나의 단점이 될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excuse가 충분히 소명되어야 했고, 내 강점이 최대한 빛나야했다.
"심층면접"을 위해 준비한 항목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 1분 30초 자기소개
- why 금융권?
- why 신한은행?
- 지원한 부서들에 대한 질문
- 신한은행의 코어뱅킹 서비스에 관하여
- 학교 학점에 관한 질문
- 학교 동아리 관련 질문
- 진행한 인턴십 전반에 대한 질문
- ACM-ICPC
- 한국인 동아리들
- 내가 만든 알고리즘 동아리
- 진행한 프로젝트: protocol42에 대한 질문
- 어떤 프로젝트인지
-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 확장가능한 서버를 구축하기 위한 조건들: 멀티스레드 및 비동기 처리. 컨테이너화. API 설계.
- 멀티스레딩을 구현했는데 이에 대한 장단점 - 쓰레드 풀
- 아쉬운 점: 프로젝트의 목적 자체가 웹 서버의 기본 기능을 이해하고 구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파일 시스템만 활용하고 DB를 사용하지 않음. 또한 MSA라는 키워드도 도입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
- config file의 내용은 nginx를 따름. /echo 경로에는 Echo 핸들러를, /static 경로에는 파일 서빙을 담당하는 static 핸들러를 구성.
- API의 uri 기본 틀.
- 추가로 Google Cloud 패키지 - GCP의 Google Cloud Monitoring, Google Compute Engine, Google Cloud CI/CD.
- 객체지향. SOLID.
- RESTful API, HTTP
- CPP, C, JAVA 차이점: 인터프리터 언어와 컴파일 언어
- 웹 서버와 웹 앱 서버의 차이: Nginx, Apache vs Spring Boot 등
- 알고리즘
- 정렬 알고리즘: 버블, 선택, 삽입, 병합
- 관련해서 더 질문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음
- 네트워크 수업 관련 질문
- OSI 7 layer, TCP/IP 4 layer
- TCP 관련 질문: 세그먼트, port번호, 3(4)-way handshake, UDP와의 차이점, 흐름제어, 혼잡제어
- IP 관련 질문: 패킷, 비신뢰성, 비접속성, IP 주소
- DNS: 도메인 이름을 IP 주소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서버. Root Name, TLD, Authoritative DNS server
- CDN 관련 질문: 실제 서버들의 프록시 역할을 하는 서버들을 배치해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거기서 처리하는 것.
- OS 수업 관련 질문
- OS의 역할?
- OS의 구조?
- CPU란? DMA란? RAM이란?
- 멀티프로세스와 멀티쓰레드의 차이?
- 프로세스 메모리 구조와 각각에 저장되는 값들?
- 컴파일 과정 - 전컴어링?
- PCB란?
- 임계영역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 교착상태 deadlock?
- 메모리의 종류와 특징: 어디까지가 CPU의 일부로 사료되는지.
- 웹 브라우저 캐시의 종류와 특
- 뮤텍스, 세마포어: 그 중 뮤텍스는 프로젝트에서 활용. 추가로, 로그 작성 코드를 잠금으로 감쌈.
- unix, linux 차이?
- 리더인지 팔로워인지?
- 쉬는 시간에 뭐해요? 취미 관련
- 본인 장단점
- 하고싶은 질문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명동에 위치한 신한 expace에서 대면으로 진행했다.
당일 아침에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다시 마치고 답변들을 재정비하고, 명동으로 향했다. 나는 2호선이라 갈아타기 귀찮아서 명동역이 아닌 을지로입구역에서 걸어서 갔는데, 가는 길이 너무 생소해서 외국인줄 알았다. 도쿄, 멕시코시티, 보스턴을 섞은 느낌에, 중화권은 안 가봤지만 중국, 대만 느낌도 좀 나고 암튼 매우 특이해서 환기가 좀 됐다. 원래 가려던 카페가 뭔가 들어가기 무섭게(?, chinese abroad association이었나 암튼) 되어있어 결국 면접건물까지 왔는데, 1층에 큰 커피빈이 있어서 거기서 대기하기로 했다. 대기하는 동안 미비된 부분을 다시 점검했다. 모바일 뱅킹을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모바일 앱을 써보기도 했다. 그리고 면접시각 10분전에 면접실로 향했다.
면접은 6층에서 봤는데, 매우 분업이 잘 되어있었다. 인사팀 분들의 역할이 정해진대로 잘 이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안내를 해주셨는데, 모두 매우 친절했다. 삼성 때도 친절하셨지만 전반적으로 남자의 친절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 신한은 여자의 친절 같은 느낌이 강했다. 대기실에서 지원자 5명이서 하나의 그룹이 되어 2:3 토론면접을 볼 거라고 안내를 들었다. 다른 후보자들을 만나니까 면접에 온 게 더 실감났다. 다들 옷은 검은 계열의 니트나 가디건을 입었는데, 역시나 흰 계열의 자켓에 백바지를 입고 간 내가 튀어보이긴 했다.
직무토론면접은 하나의 주제가 나오고, 둘 중 하나를 랜덤하게 택해서 그 주장을 대며 토론하는 형태였다. 10분의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고, 20분 동안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가 내 생각에는 일방적인 주제라고 생각했고, 나는 제발 반대가 걸려라 했었는데 찬성이 걸렸다. 그러나 우리팀원분이 적극적으로 의사진행을 하셔서 거드는 식으로 서두를 채웠고, 이후 한두차례 반박하는 식으로 토론은 평타를 치고 마무리된 것 같다.
이후 쉴 시간 없이 바로 다른 방으로 옮겨, 직무과제라고 불리는 실무관련 퀴즈를 받았다. 20분간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뿔싸, 내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언급하기는 어렵지만)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순간 망했다 싶었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내가 쓸 수 있는 말들을 썼다. 다행히도 모종의 이유로 얼마 전 이틀정도 빠싹 공부한 내용이 조금 도움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럴듯한 답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때 준비한 내용은 심층면접 시에 가지고 들어가서 브리핑을 하게 된다.
심층면접은 특이하게 진행되었는데, 30분의 일반면접 (직무 + 인성면접) 이후에 10분간 앞서 받은 퀴즈에 대한 답변을 브리핑하고, 질의응답하게 되었다. 면접관은 두 분이 들어오셨고, 오른편은 인사팀, 왼편은 개발실무자로 보였다. 진행은 인사팀 분이 거의 하셨고, 개발자 분은 면접 중간 즈음부터 질문을 주시기 시작했다. 주로 직무 관련 질문들이었다. 면접 시작부터 대략 25분간 끊임없이 직무, 인사 질문이 랜덤하게, 정말 끊임없이 나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단 잠시 심층면접은 여기서 잠시 멈추고, 직무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렇게 하고 개발자 분이 질문을 퍼부으셨다. 그래서 서두에 내 이력상 이런 부분은 조금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한 후에 내가 준비한 내용을 브리핑했다. 내 답변에서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힌트를 조금 주셔서, 그에 맞게 답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후 갑자기 "다시 직무과제는 여기까지 하고, 다시 심층면접을 하겠습니다" 하고 다시 심층면접을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내가 준비한 틀 안에서 나왔다. 준비를 못했던 부분은 신한에서의 10년 후, 20년 후에 대한 내용과 C언어 혹은 C++의 동적 메모리 할당 등에 대한 내용? 임기응변으로 그럭저럭 대답했던 것 같다. 심층면접을 통해서는 어쨌든 내가 밀고 싶었던 나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들을 잘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면접의 결과는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면접관님이 "자신이 넘치네요~" 하신 부분에서는 아, 내가 너무 과하게 자기확신에 차서 했나, 했지만 또 면접관님이 "준비를 많이 하신 거 같아요~" 하는 말씀을 주시기도 했다. 마지막에 하고싶은 말을 하는 시간을 주셨는데, 준비한 질문을 할랬는데 질문을 규정상 받을 수 없다고 하셔서 그냥 마지막 한마디만 하고 끝냈다.
심층면접이 끝나고 나왔는데 나머지 팀원 4분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시간을 보니 대략 46분간 진행한 걸로 보였다. 기존 예정되어있던 40분에서 6분이나 초과한 건데, 이게 좋은 시그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신한에서 준비해준 귀여운 면접응원키트?를 받아들고 건물을 나왔다. 컵과 스티커, 그리고 면접비를 담은 이쁜 봉투가 들어있었는데, 따지고 보면 별게 아닐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번 따뜻함을 느꼈다. 그렇게 1차 면접이 종료됐다. 사실 대면 인터뷰는 오랜만이라 긴장도 한 것 같은데, 뭔가 뿌듯함도 있고 뭐랄까 암튼 좋은 인터뷰 경험이었다. 이런 모멘텀이 없으면 절대로 공부 안하는 나니까 이 기회에 기틀을 다진 것 같아 기분도 좋고, 이걸 이어서 계속 노저어 가야겠다 싶다.
그러고 대략 또 열흘 가량이 지나고, 원래 결과 발표 예정일의 하루 전인 11월 7일, 깜짝으로 결과 발표가 나온다.
사실 신한은행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게 1차 면접을 준비하면서부터였기 때문에, 결과 확인을 하면서 매우 긴장했었다. 그래서 사실 그 자리에서 열어보지 못하고 좀 기다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합격.
그렇게 마지막 최종면접을 준비하게 된다.
4차: 최종면접 - 2차 면접
신한은행의 최종면접을 앞두고는, 최종면접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3대 1이다, 4대 1이다, 5대 1이다, 어떻다 말이 많았다. 1차 면접 이후, 관련해서 아는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들어갔던 단톡방에서는 이렇다할 정보를 얻지 못했다. 대부분의 쓸만한 정보들은 구글링을 통해서 얻었다.
우선 서류전형에서 내가 쓴 서류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모두 준비해서 가져가야 했다.
- 신분증 지참
- 기본증명서
- 병적증명서
- 학교 졸업 증명서/ 성적표
- 경력증명서 원본
나는 수상내역, 보훈대상자 이런 다른 사항에 해당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준비할 게 그리 많지 않지만서도,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이렇게 서류를 지참해서 최종면접을 보러 가는 게 흥미롭다고 느꼈다.
면접 준비의 관점에서는, 1차 면접 준비하면서 했던 것들을 복습하는 것에 더불어, 몇 가지를 더 추가했다.
- 1분 30초 자기소개
- 본인이 지원한 부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말해주세요. 왜 그 부서가 가고 싶은지도 말해주세요.
- NASA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배운 점은?
- 삼성전자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배운 점은?
- 메타몰프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배운 점은?
- protocol42 프로젝트는 뭔지? 나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프로젝트에서 배운 내용을 회사에 어떻게 적용할 건지?
- C, JAVA 등을 사용하게 될텐데 Python이 주력언어인 것을 만회할 수 있는 무언가? 혹은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건지?
- 실시한 코딩테스트에 대한 본인의 생각?
- 학점 관련해서 excuse가 될 수 있는 일화?
- 왜 금융권에 오고 싶으신가요? 또 왜 신한은행인가요?
- 제일 재미있었던 CS 관련 과목은 무엇인지?
-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말해주세요.
- 대신에 전반적으로 보아하니 전공관련 질문은 안 나올 것 같아서, CS 배경지식 관련해서는 뭘 더 안했다.
그리고 면접 당일날, 아침 과외를 마치고 지난번처럼 명동의 신한 expace로 나섰다. 대략 30분을 남기고 먼저 도착해서, 1층의 커피빈에서 마지막 고-오버를 했다. 면접장에 입장해서는, 준비해 온 서류를 제출하고, 곧 임원면접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원면접에 돌입했다.
네 분이 계셨고, 소개받기로는 네 분 모두 임원이라고 들었다. 가장 오른쪽 분이 가장 주도적으로 면접을 이끄셨고, 가운데 두 분은 거드는 역할을 하셨고, 가장 왼쪽 분은 코딩테스트 관련한 질문을 하셨다. 대부분의 질문이 내가 준비한 틀 안에서 나왔다. 그러나 도중에 내가 준비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 질문이 두어가지 나왔고, 거기서는 말이 길어지기도 했다. 이때 임원 한분이 내 말을 거드시면서 "~ 기술적으로 준비는 잘 된 것 같은데,~ " 이렇게 지원사격을 해주셔서, 적어도 한분의 마음은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분은 코딩테스트 문제들이 복잡도까지 고려해서 훌륭하게 짠 것 같다고 말씀을 주셨다. 네분 중 특별히 안 좋은 시그널을 느낀 분은 없었다. 만약 내가 떨어진다면 그분들이 "지원자가 결과를 알지 못하게, 별다른 시그널을 주지 말라"라는 철칙을 너무나도 잘 이행하신(?) 것이다.
분위기는, 1차면접과는 다르게, 네분 모두 여유가 느껴졌고, 그래서 뭔가 지원자에게 과한 친절을 베풀기 보다는 정말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도중에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웃으셨는데, 한 분은 끝까지 안 웃으시다 마지막 즈음에 나지막한 미소를 지으셨다. 아이컨택이든, 전반적인 애티튜드든, 준비한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15분의 시간이 정말 빨리 흘렀다.
그 외에는, 서류제출 과정에서 아무래도 거의 몇 안되는 한국인 뭔가 이슈가 생겨서 만약 관련해서 뭐가 있다면 추후에 알려주겠다고 하셔서, 그 부분이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었던 최종면접이었던 것 같다.
이제 결과와 상관없이, 연말 상하이로 뜰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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